책상 위에 꺼내져 있던 편지와 엽서를 오늘에서야 읽었다. 시간이 지날수록 글씨에 서린 불안감에 순수하게 이입하게 된다.
작은 것에도 두려워하고, 또 작은 신호에 확신을 얻었던 그 때.
미래가 단지 견뎌내야하는 버거운 대상이었던 그 때의 우리. 지금도 '우리'라고 말해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,
우린 모두 여렸고, 깨지기 쉬운 존재였다. 그래서 서로를 안기보단 그 당시의 시간이 멈추길 바랐는지도.
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.
3년이란 시간동안, 내 글씨는 이 편지의 글씨체를 닮아간건지도 모른다. 글씨뿐만 아니라 내가 이 편지를 닮아간게 아닐까.
나는 여전히 모든 것에 두려워하고 무책임하게 모든걸 놓아버리고 있다.
그 때 이후로 나의 많은 것이 변했다. 그 상처들은 아물었지만 내성이 생기진 않았다.
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지만 단순히 감상뿐인 추억이 되는건 원치 않는다. 그래서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는다.
편지를 다시 고이 접어 봉투에 넣었다.
서랍에 넣지 않고 책상 한 켠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.
이 편지와 나는 수면 위에 실재한다.








